나라마다 생일날 먹는 음식이 다르다.
우리는 미역국을 먹지만 중국은 국수를 먹는다. 장수면(長壽麵)이라는 이름처럼 오래 살라는 뜻이다. 서양은 생일 케이크를 먹는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생일날 먹는 장수면우리는 아이를 낳으면 반드시 미역국을 먹는다.
생일 미역국의 의미를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미역이 출산에 좋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미역국은 임산부한테는 신선의 약 만큼이나 좋은 음식이라고 했다. 피를 맑게 한다고 하는데 현대 과학으로도 철분, 칼슘, 요오드 성분이 풍부해 산모에게 좋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사실은 먼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 질 좋은 미역이 나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12세기 송나라 사신이 쓴 고려도경(高麗圖經)에도 고려 사람은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두 미역을 잘 먹는다고 기록했다. 당나라 역사를 적은 당서(唐書)에도 미역은 발해의 함흥 앞바다에서 생산되는데 맛이 뛰어나다고 했을 정도로 유명했다. 피를 맑게 하고 모유도 잘 나오게 하는 질 좋은 미역이 이렇게 풍부했으니 산후조리 음식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옛날 산모들은 아이를 낳았다고 바로 미역국을 떠먹은 것이 아니다. 산모 머리맡에다 흰 쌀밥과 미역국, 그리고 정한수 한 그릇으로 삼신상을 차린 후에야 산모가 미역국을 먹었다. 첫 국밥이라고 한다. 삼신할머니에게 출산에 대한 감사와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빌면서 미역국을 먹었던 것이다.